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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8-19 15:21:04
  • 수정 2019-08-19 15:3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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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보훈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내외귀빈 여러분!


저는 오늘 제29대 국가보훈처장으로서 여러분께 마지막 인사를 드립니다.


20175, 문재인 정부 첫 국가보훈처장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뜨거운 열정으로 함께 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막상 이렇게 여러분과 작별 인사를 하게 되어 아쉬운 점이 있지만, 지난 23개월을 돌이켜보면 여러분과 정말 많은 일을 해냈습니다.


그런 뜻에서 여러분께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다음 4가지입니다.


첫째, 국가 보훈은 독립, 호국, 민주를 아우르는 국민 모두의 통합된 가치라는 것입니다.

지난 시간 여러분과 함께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이 국가의 단결된 통합 가치로서 보훈이었습니다.


개개인의 편향된 가치나, 특정 정당의 정치적 이념으로서 보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국가가 어려울 때 몸 바친 순수한 개인의 영혼과 유가족의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일이 보훈입니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정치로부터, 그리고 편향된 사회 갈등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국가보훈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들의 임무라고 생각하고 달려왔습니다.


그 길에서 나라사랑 교육이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등 정치적 중립 문제를 지적한 적폐청산, 그리고 김원봉 서훈 관련된 정치적 논란 등 아직도 우리는 갈등의 길목에 서 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힘들었던 사람은 우리 보훈처 직원, 특히 국가유공자와 접점에 있는 직원들이었습니다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자기 일에 매진 해 온 우리 직원들이 있어, 보훈의 통합된 가치가 한 발 진전되었다고 감히 자신합니다. 저와 함께 해 온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둘째, 국가 보훈을 개인 영리나 사업의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부임해서 가장 놀란 것이 존경받아 마땅한 우리 국가유공자들이 소속된 보훈단체가 수익사업과 선거로 인한 법적인 송사 등 어려움에 처한 모습이었습니다.  국민들 그리고 그 단체 회원들인 국가유공자들이 얼마나 부끄러워 할지, 국가보훈처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통감했습니다.


이 회원들이 속한 단체가 다시 존경받게 하는 것이 우리 보훈처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개혁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직원들이 단체 이해관계자들에 의해 항의는 물론 보이지 않는 압력도 많이 받았습니다.


공무원이라는 신분 특성상 단체와 맞서기도 어렵고, 특히나 단체를 대표하는 분들에게 반대하기가 많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이 보여준 용기와 정의로움에 박수를 보냅니다. 영혼이 젊은 여러분이 있어 국가보훈처 앞 날도 밝을 것이라 믿습니다.


셋째, 국가보훈처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부임해서 여러분과 이루고 싶은 꿈이 있었습니다. 바로 국가보훈처의 위상 강화입니다.


▲ [피우진 국가보훈처장, 2019년 3월 20일 원주보훈요양원 건립 기공식 / 사진촬영=중앙보훈방송 오재욱 기자]


국가보훈처가 하는 일에 비해서 외부에서 인식하는 수준은 과거, 국방부 산하 기관이라는 인식이 많이 팽배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규모 문제만은 아니고, 우리 스스로 국가보훈처가 해야 할 일을 과거 경험수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보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청와대 업무 분장을 보면 국방부와 보훈이 함께 안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고 국회에서도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금융과 함께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보훈처 위상강화를 혁신 과제로 설정하고 노력해 왔으나,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기만 합니다.


국가보훈처는 국가의 근간이 되는 기관으로서 나라가 어려울 때 전 국민을 단합하는 정신적 기반으로서 자리 잡아야 합니다그러기 위해서는 민관 전문가가 참여하는 다양한 위원회, 포럼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국민들의 중지를 모아가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속한 국가보훈처의 위상 강화야 말로, 우리 국민의 나아갈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마지막으로, 보훈의 미래를 다시 쓰는 일입니다.


보훈은 이제 그동안의 예우와 보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새로운 미래 100년을 위한 국민통합의 매개로 역할을 해야 합니다. 특히, 보훈가족이 체감할 수 있고 국민 눈높이에 맞아야 합니다. 여기에 남북관계 개선 등 다양한 정책 환경 변화에 따른 미래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준비도 해야 합니다.


저는 여러분이 가진 고민의 깊이와 열정, 그리고 순수한 나라사랑의 마음을 익히 보아 왔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새로 오시는 신임 장관과 함께, 그리고 국민들과 함께 충분히 보훈의 미래를 다시 세워 나가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여러분이 걷게 될 따뜻한 보훈의 길이 때론 가시밭길도 있을 것입니다. 또 다리가 아프기도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 길을 걷는 여러분의 한 걸음 한 걸음이 보훈의 역사가 되고 미래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보훈공직자로서의 당당한 모습 기대하겠습니다.

 

그런 뜻에서, 여러분 이름 하나하나를 다 불러서 응원하고 싶지만, 오늘은 시간 관계상 마음으로만 새기겠습니다.

 

그동안 정말 감사했습니다여러분 모두를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8. 14.

국가보훈처장 피 우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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